- 정맥주사→피하주사로 전환 꾀해…“미국 등 글로벌 상황 고려 중”
-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국가 확장, 유럽선 사설 바카라 제형 허가
- 투여시간 ‘5분’, IRR 발생률 5배 감소…“안전성 측면서 안 쓸 이유 없어”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한국얀센이 폐암 치료제인 ‘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 제형의 국내 도입에 속도를 낸다. 병용 약물로 쓰이는 유한양행의 경구용(먹는) 항암제인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 미국·유럽 제품명 라즈클루즈)’와 시너지를 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부문 국내법인인 한국얀센은 11일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 제형의 신속한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재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상황을 포함한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설 바카라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중간엽 상피 전이인자(MET)’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특이적 항체다. J&J는 지난 2018년 유한양행으로부터 도입한 렉라자를 사설 바카라와 병용 투여하는 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허가 국가를 넓히고 있다. 현재 미국·유럽·영국·캐나다·한국·일본 등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선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지금까지는 정맥주사(IV) 제형을 기반으로 허가가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렉라자’ 병용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시장을 석권해 나가겠다는 게 J&J의 목표다. 효능 측면에서는 기존 1차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 단독요법보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등 효과를 확인했지만, 투여 편의성 개선 등을 통해 추가 성장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4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 제형’ 요법으로 허가를 받았고, 미국에서는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J&J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 제형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바 있다.
IV 제형은 빠른 체내 분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약 시 의료진의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병원에 내원해야 하고 주사 시간도 2~3시간 이상 소요된다. 반면 사설 바카라 제형은 몇 분 만에 투여를 끝낼 수 있어 투여 편의성을 크게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리브리반트의 병용 약물인 렉라자가 ‘먹는 약’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당 병용요법의 투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 제형은 IV 제형 대비 ‘주입 관련 반응(IRR)’ 등 부작용 측면에서도 월등한 효과를 보인다.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사설 바카라O)에서 발표된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렉라자’ 병용요법의임상3상(PALOMA-3)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 제형의 투여 시간은 약 5분으로 첫 IV 제형 투여(이틀간 약 5시간) 대비 크게 단축했다. IRR 발생률도 5배 이상 감소했다(피하주사 13% vs. 정맥주사 66%).
또 리브리반트 사설 바카라 제형은 IV 제형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주요 약동학(PK) 지표 2개 항목에서도 기준을 충족했다. 2차 평가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사설 바카라 제형군에서 30%(95% 신뢰구간[CI]: 24–37), IV 제형군에서 33%(95% CI: 26–39)로 나타났다.
강진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사설 바카라 제형은 IV 방식 대비 부작용 측면에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고, 투여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주사 비용에 차이가 없다는 전제 하에 지금까지 나온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했을 때 의료진 입장에서 사설 바카라 제형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사설 바카라 제형 전환은 기존 항암제의 특허 연장 효과도 볼 수 있다. 이에 세계 매출 1위 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를 보유한 MSD(미국 머크)도 제형 전환에 나서고 있다. 현재 FDA, 식약처 등에 키트루다 사설 바카라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도 신청했다. MSD의 국내법인인 한국MSD는 “국내에도 지난 3월 키트루다 사설 바카라 제형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